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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기문 총장이 2009년 ‘박연차 게이트’ 당사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복수(複數)의 증언이 나와 파문이 일 전망이다.


시사저널이 만난 복수의 인사들은 “반기문 총장이 2005년 외교부 장관 시절 20만 달러,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에도 3만 달러 정도를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았다”고 주장했다. 반 총장이 무려 23만 달러(약 2억8000만원)를 수수했다는 것이다.


만약 이 같은 증언이 사실이라면 파문이 클 전망이다. 우선 도덕성과 청렴성을 두루 갖췄다는 반 총장 이미지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. 이는 향후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. 또​한 ‘박연차 게이트’ 수사 당시 드러난 박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·관계 인사 가운데 반 총장이 가장 많은 액수를 받은 셈이 된다. 법적인 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.






 


그렇다면 반 총장은 언제, 왜, 박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던 것일까. 시계를 2005년으로 되돌려 보자. 2005년 5월2일부터 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응우옌 지 니엔(Nguyen Dy Nien)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7명이 방한했다. 2001년부터 해마다 개최해 왔던 한-베 외교장관 회담의 일환이었다.


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응우옌지 니엔 장관은 2004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2005년 4월 이해찬 국무총리의 베트남 방문 때 합의된 양국 실질 협력관계 증진방안에 대한 이행 문제 등에 관해 논의했다.



2005년 한남동 공관서 20만 달러 수수


방한 이틀째인 5월3일 니엔 장관 일행은 삼성전자 시찰, SK텔레콤 사장 주최 오찬, 한-베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. 이날 저녁엔 반기문 장관 주최 환영 만찬이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열렸다. 이날 만찬엔 박연차 회장도 초청받았다.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이었다. 박 회장은 2003년 7월, 3년 임기인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재위촉됐다.


박 회장은 1994년 7월 ‘태광비나’라는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1만2000여 명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연간 1억 달러 이상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베트남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. 그가 명예총영사로 위촉된 이유다.





 

그런데 이날 만찬 행사가 열리기 직전 박 회장이 반 장관에게 거액을 줬다는 증언들이 나왔​다. ‘박 회장과 가까운 지인’은 시사저널과 여러 차례 만나 “박 회장이 나에게 직접 했던 말”이라며 이렇게 전했다.


“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이 열리기 한 시간 전 쯤 박 회장이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 먼저 도착했다. 그리고 반 장관 사무실에서 20만 달러(약 2억4000만원)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. 반 장관에게 ‘거마비 등으로 잘 쓰시라’는 말도 했다고 한다.” 이 증언을 한 ‘박 회장과 가까운 지인’은 본지에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.

 

이와 유사한 증언은 사정 당국 쪽에서도​ 나왔다. 2015년 6월 만났던 ‘사정 당국 핵심인사’는 “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주자로 나오면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상당히 험난할 것”이라며 ‘반 총장의 돈 문제’를 거론했다. 이 인사는 “반 총장이 외교부 장관 시절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”며 “분명한 팩트”라고 강조했다.

 

반 총장이 ‘박연차 돈’을 받은 게 한 번이 아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. 시점도 2007년 1월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고 한다. 앞서 언급한 ‘박회장과 가까운 지인’은 “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된 다음에도 박 회장 돈을 받았다”고 말했다. 이 지인이 전한 당시 정황은 이렇다. 

 

“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 초였을 거다. 뉴욕에 박 회장이 잘 아는 식당 사장이 있다. 박 회장이 그 식당 사장에게 전화를 걸​어 ‘반 총장이 식사하러 오면 ‘사무총장 취임 축하 선물’로 3만 달러 정도를 주라’고 했다. 실제로 반 총장에게 돈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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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러브요